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☆세상 이야기/좋은글

아름다운 罪

상석이 2010. 9. 14. 10:3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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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름다운 罪 

 

 

사랑이여, 굶주린 발톱으로

성난 매의 하늘을 다 제압하기까지는

그대 젖꽃판에 늘어붙어 풋잠이나 청할 수밖에.

그리운 내 마음의 천칭(天秤) 위에

그리운 그대 마음의 무등(無等)의 옥돌이나 놓을 수밖에.




어쩌다 바람은 초록의 잎 새 위에

그대 대마(大麻)의 속곳만 뒤집어놓고

나는 불타는 눈으로

그대 눈부신 살결이나 어루만지고



오, 사랑의 모기둥에 못을 박으며

영혼도 살에 붙어 피륙을 짜고

걸립패(乞粒牌) 어깨춤에 피가 돌아

지고 새는 나날의 이 슬픈 사랑놀이




그대 머리의 국화판(菊花板)에 하늘이 앉아

하늘의 손짓으로 나를 불러도

나는 바람을 안고 모로 걸으며

피보다 붉은 네 살의 꽃잎 위에

코를 박고 쓰러지는 초개(草芥)인 것을



오늘도 잠 못 드는 하늘 아래

꿈마저 오지 않는 석달 열흘을

십 리 뻘 물들이는 축축한 소금기의 암내에 젖어

나는 끝도 없이 헤매도는 한갓 외로운 털북숭이여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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